[여의도풍향계] 방류 초읽기에…'오염수 정국' 시계제로

2023-07-16 0

[여의도풍향계] 방류 초읽기에…'오염수 정국' 시계제로

[앵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가 이제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일본 현지에선 이르면 다음달부터 방류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정치권의 대치 전선도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여의도 풍향계'에서 최지숙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계획에 대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방류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아직 국민적 불안은 여전한 가운데, 정국의 핵이 된 오염수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도 정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정부 기조에 따라 IAEA의 최종 보고서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과학적 근거 없는 정쟁 대신, 차분한 대응에 나설 때라는 입장입니다.

"오염수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냉철한 분석을 바탕으로 추후 있을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차분하게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우려를 의식해 로키(low-key)로 여론의 추이를 살피며 토론회 등을 통한 '팩트 알리기'에 중점을 두는 모양새입니다.

"40분의 1로 희석해 내보냅니다. 그래서 그것이 1,500 베크렐(Bq)입니다. WHO의 음용수 기준이 1만 베크렐이라 과학자들이 계속 음용수 기준 이하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반면 야권의 문제 제기에는 '괴담과 선동', '대선 불복'이라며 맹공에 나섰습니다.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면서 정권 퇴진을 외치고 민주노총까지 파업으로 가담하는 것은 야권의 목적이 대선 불복에 있음이…"

현재 오염수 반대 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가 과거 근거 없는 광우병 괴담을 퍼트린 단체와 거의 같은 조직이라는 주장입니다.

"괴담으로 한국 사회를 흔들고 병들게 한 조직과 사람이, 똑같은 조직과 똑같은 사람들이라는 거예요. 20여년 동안."

하지만 일부 단체의 사례에 치중하다보면 자칫 일반 국민의 우려를 간과할 수 있는 만큼, 세심한 접근이 필요한 대목으로도 보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은 더 빨라졌습니다.

단식 투쟁과 규탄대회에 이어, '방일단'을 꾸려 또 한 번 여론전에 나섰습니다.

민주당이 주축인 방일단 의원들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관저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항의 집회를 벌였습니다.

'국제 망신'이라는 여당의 맹비난에도 방일단은 일본 야당 의원들 및 시민단체를 만나, 해양 방류 대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 국민 85%가 오염수 해양 방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왔습니다. 오염수 해양 투기는 인류에 대한 범죄입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한국을 찾았던 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과 면담을 갖기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희가 도출한 결론은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내려졌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핵종제거설비의 성능 검증도 하지 않았으며 오염수 방류가 장기적으로 해양 생태계에 미칠 영향도 검토하지 않았습니다."

야권은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나 잠정 보류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실상 IAEA의 발표를 계기로 방류 현실화에 무게가 쏠리는 상황.

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오염수 검증특위 구성과 청문회 추진 등을 통해 대여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입니다.

오염수 방류 문제에 관한 정부 대응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괴담 확산을 막기 위한 가짜뉴스 대응과, 방류 현실화에 대비한 후속 조치입니다.

나토(NATO) 정상회의 기간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게 크게 세 가지 요구사항을 전했습니다.

방류 과정 모니터링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방사성 물질 농도 기준치 초과 시 방류 중단 및 즉시 통보, 한국 전문가의 방류 점검과정 참여 등입니다.

여당은 오염수 문제에 대한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평가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에 관한 논의를 통해 꼬인 매듭을 풀어내는 전환점을 만들었습니다."

야당은 '맹탕 외교'라고 비판했습니다.

"한일정상회담은 맹탕으로 끝났습니다. 방류 중단은 요구하지도 못했고 우리 국익에 도움되는 어떠한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달라도 너무 다른 입장차 속에 신경전이 고조되며 국회 윤리특위만 바빠졌습니다.

원색적 발언에 따른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으로, 앞서 여야 당대표에 대한 징계안이 나란히 윤리위에 제출되기도 했습니다.

"달콤한 괴담 마약에 중독된 민주당은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언어로 국민을 향해 먹거리 공포의 주술을 외우며…"

"매일 1리터씩, 10리터씩 마셔도 아무 상관 없다고 말하는 돌팔이 과학자를 불러서 발표하는 것, 그것이 바로 국민을 우롱하고…

머리를 맞대고 국민을 위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정치 원로들의 목소리에도 여야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출구없는 대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정쟁으로 점철된 국회의 시간 앞에, 오염수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아직 불안하기만 합니다.

오염수뿐 아니라 최근 논란이 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까지, 끝없는 공방에 애꿎은 속을 태우는 건 국민입니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외치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선, 명분 싸움 대신 현실적인 대안 찾기가 선행돼야 합니다.

100달러 지폐의 주인공인 미국의 정치인, 벤자민 프랭클린이 남긴 간단명료한 이치를 떠올려봅니다.

'말보다 실천하라'.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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